좋은글

쉰 살 즈음에

종이섬 2012. 2. 24. 11:53

 

Quelques Larmes De Pluie / Dalida

쉰 살 즈음에  임성춘

늙어 가는 것이 서러운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게 서럽다

내 나이 쉰 살
그 절반은 잠을 잤고 그 절반은 노동을 했으며
그 절반은 술을 마셨고 그 절반은 사랑을 했다

어느 밤 뒤척이다 일어나 내 쉰 살을 반추하며
거꾸로 세어 본다

, 마흔 아홉, 마흔 여덟, 마흔 일곱 ...
아직 절반도 못 세었는데 눈물이 난다


내 나이 쉰 살
변하지 않은 건 생겨날 때 가져온
울어도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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