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갈증난 오후

종이섬 2013. 8. 20. 12:04


갈증난 오후 … 박종영

 

미처 채우지 못한 시간을 그리워한다.

 

빈 주머니를 지키는 녹슨 동전 하나

차갑게 손으로 잡히고

 

남은 시간 얼마만큼 지나면 만날 사람 향해

시간의 차창들이 입을 다물고 달린다.

 

이 세상 기억해 두자고 눈빛으로라도

약속하고 태어나 밟아온 흙빛이 따스해서 좋았다.

 

산을 오르며 옹달샘 비웃고 지나던 날

시원한 웃음이 이제야 그리워지는 목마름의 오후다

 

그러므로 나는 늘

빈곤으로 치달으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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