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 강에서 살고 싶다

종이섬 2010. 4. 28. 23:22

 

 

 

그 강에서 살고 싶다 남낙현

그 강에서 살고 싶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강물은 저 홀로 일렁이고

누가 뒤에서 밀지 않아도 강물은 혼자서 저 멀리 흘러 간다.
그저 강둑에 망연히 앉아 그 무엇을 애타게 기다려 본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지 가을이 가면 다시 겨울이 오는지
강가에 쭈구리고 앉아 느껴볼 일이다.

나도 그저 강물처럼 말없이 가만가만 흐르다가 휘감아 도는 여울목

소용돌이 속으로 강물이 되어 조용히 사라지고 싶다.

저 높은 산들도 강물 속으로 들어와 쉬었다가 가고
하늘도 강물 속으로 들어와 낮잠을 즐긴다.

그 강에 가서 초가삼간 집을 짓고 살고 싶다.
그저 강가에 앉아 강물처럼 흐르는
도도한 세월을 벗 삼아 남은 생을 살고 싶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향으로 행복한 아침   (0) 2010.04.30
채우고 비우며 가는 길   (0) 2010.04.29
늘 혼자이다   (0) 2010.04.27
고백하세요  (0) 2010.04.25
잠시 잊었나 봅니다   (0) 201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