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고독

종이섬 2012. 3. 23. 12:12




잔인한 고독 ...황금찬
    
언제부턴가 내게 와서 벗이 되었다.
입이 없다.
한번 오면 갈 줄 모르고 끝장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외출이라도 하면
책갈피 속에나 서랍 안에 도사리고 앉아 있다가
어느새 나와 내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선다.

키는 신통히도 나와 꼭 같다.
눈을 감으면 그는 반대로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다.

새벽 다섯시 오분 전 꼭 그 시각에 잠을 깨우고
싸늘한 만년필 뚜껑에 앉아 시계의 초침 소리를 듣고 있다.

 

 

하얀 고독 ... 홍해리
  
너는 암코양이 밤 깊어 어둠이 짙을수록
울음소리 더욱 애절한 발정 난 암코양이
동녘 훤히 터 올 때 슬슬슬 꼬리를 감추며 사라지는


밤새도록 헤매 다녀 눈 붉게 충혈된
새벽 이슬에 젖은 털을 털며 사라지는
비릿한 발걸음 유령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