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셋방 있음 종이섬 2013. 8. 23. 13:49 <셋방 있음 .. 박선희> 그는 나갔다 다시 세놓기 위해 나는 <셋방 있음> 붙이러 게시판으로 간다 마음 한 채 가진 것밖에 없는데 방마다 세들어 늘 복잡하고 어수선하게 살아가는 나날 비 내리고 안개바람 뿌옇게 불어대는 날 동네 어귀 게시판에 나를 붙인다 허전하고 빈 방 구석지마다 세들기 바라며 <셋방 있음> 게시판에 풀칠한다 비 새고 바람 드는 마음들이 와서 마을을 이룬다 바람불면 덜컹거리는 창 밤새도록 뒤척이는 소리 누군가 지나가다 창문에 돌 던진다 마음 다치고 생각 깨져 신음하는 소리 오가는 시선들 압정처럼 따갑게 꽂히는 소리 길가에 나앉은 <셋방 있음> 세상의 벽면 어디든지 마을을 이룬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