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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걷는 법

종이섬 2014. 2. 19. 11:32
 

 


바람 속을 걷는 법 1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2



그대여, 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 
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
?
 

오늘도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섰습니다
. 
마땅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걷기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 

함께 걸었던 길을 혼자서 걷는 것은 세상 무엇보다 싫었던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 

잊었다 생각하다가도 밤이면 속절없이 돋아나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천 근의 무게로 압박해오는 그대여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당신을 가두고 풀어주는 내 마음 감옥을 아시는지요
. 
잠시 스쳐간 그대로 인해 나는 얼마나 더 흔들려야 하는지



추억이라 이름 붙인 것들은 
그것이 다시는 올 수 없는 까닭이겠지만

 

밤길을 걸으며 나는 일부러 그것들을 차례차례 재현 해봅니다. 

그렇듯 삶이란 것은 내가 그리워한 사랑이라는 것은
 
하나하나 맞이했다가 떠나 보내는 세월 같은 것
.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만 남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눈빛을 언제까지나 떠올리다
 
쓸쓸히 돌아서는 발자국 같은 것



그대여 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 
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