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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시

종이섬 2014. 9. 4. 13:02


    구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