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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비 내리는 가을 새벽

종이섬 2010. 11. 25. 16:45









      안개비 내리는 가을 새벽
       
      발자국도 없이 살포시 내려앉은 뿌연 물기
      푸른 새벽에 찾아와 눈가를 적시는 그대 눈물일까
      보고 싶단 한 마디 메아리처럼 남기고
      침묵으로 떠나간 그대는 이 가을을 어떻게 견디려 하는가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쓸쓸히 멀어져 간 그대 뒷모습이 낙엽을 닮았는지 
      가슴으로 통곡하며 바닥에 나뒹굴고 있어
       
      추억은 푸른 날들의 이름이었고
      마지막 절규로 부르던 슬픈 연가도 
      쌓이는 낙엽에 묻어야 하는 가을 새벽에
      안개비 가슴으로 촉촉이 스며들어 눈가에 이슬로 젖어 든다.(조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