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1월의 시

종이섬 2011. 1. 3. 13:13



1월의 시 정성수

친구여 최초의 새해가 왔다.

이제 날 저무는 주점에 앉아 쓸쓸한 추억을 슬퍼하지 말자
.
잊을 수 없으므로 잊기로 하자
.
이미 죽었다. 저 설레이던 우리들의 젊은 날

한마디 유언도 없이 시간 너머로 사라졌다.

스스로 거역할 수 없었던 돌풍과 해일의 시절

소리 없는 통곡과 죽음 앞에서도 식을 줄 모르던 사랑과
눈보라 속에서 더욱 뜨거웠던 영혼들
지혜가 오히려 부끄러웠던 시대는 갔다.

친구여, 새벽이다 우리가 갈 길은 멀지 않다
.
그믐날이 오면 별이 뜨리니 술잔이 쓰러진 주점을 빠져 나와

추억의 무덤 위에 흰 국화꽃을 던지고

너와 나의 푸른 눈빛으로 이제 막 우주의 문을 열기 시작한
저 하늘을 보자


지치지 않는 그 손과 함께 우리가 걸어가야 할 또 다른 길 위에
오늘도 어제처럼 투명한 햇빛은 눈부시리니.







1월의 시 정성수

친구여 최초의 새해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