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

종이섬 2010. 10. 8. 12:03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 - 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 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춥지 않아도 되니 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한지요.

       

      지금 이대로 이 길을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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