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그 아름다운 고통은… 박해옥
겨울 창밖에 날카롭게 밤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운이여..
그댈 다시 떠올린 죄로 끝이 퍼런 빗살이
수많은 못이 되어 가슴에 박힙니다
한 시절 나의 꿈은 내 키보다 훨씬 컸던 적 있었고
그 꿈이 누구를 위한 일이었기에
하여 청춘이 빛났고
사랑 또한 얼마나 이유가 무성했던지요
주위의 온갖 것이 빛을 잃어갈수록
생각의 길이는 길어져 가지만
원망의 깊이보다 그리움이 더 깊다는 것이
지금은 살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약간은 억지스럽나요
약간은 죄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오늘도
내안에 갇히고 마는
비가 오는 밤엔 어떻게 견디시는지요?
이런 밤 나는
아무 짓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가슴에 꽂히는 비를
피하지 못하고 맞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