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겨울 친구로 남고 싶다

종이섬 2013. 2. 27. 11:21

                                   




겨울 친구로 남고 싶다 이은영




겨울을 태우던 짙은 향기의 계절을
이제는 더 느낄 수 없겠지



까만 하늘을 하얗게 불러 놓고
가없이 뿜어대던 노래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먼 산 넘어 또 너머에 깊디깊은 마음의 강을
내 어이 알까 한데



고요한 밤하늘 반짝이는 겨울을 던져 놓고
지우지도 간직하지도 못할 향기만 고스란히 남긴 채...



겨울을 좋아하고 별 밤을 사랑하였던 자아는
채색된 겨울을 몸서리치고 있다



버릴 것도 가질 것도 없는
빈 가슴 빈 마음으로 훠이훠이 날고만 있다



생각지 않아도 기억되지 않는 밤이어도
기약 없이 기다리는 먼 산 너머 그 계절의 끝엔
겨울 친구로 남고 싶은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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