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친구로 남고 싶다 … 이은영
겨울을 태우던 짙은 향기의 계절을 이제는 더 느낄 수 없겠지
까만 하늘을 하얗게 불러 놓고 가없이 뿜어대던 노래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먼 산 넘어 또 너머에 깊디깊은 마음의 강을 내 어이 알까 한데
고요한 밤하늘 반짝이는 겨울을 던져 놓고 지우지도 간직하지도 못할 향기만 고스란히 남긴 채...
겨울을 좋아하고 별 밤을 사랑하였던 자아는 채색된 겨울을 몸서리치고 있다
버릴 것도 가질 것도 없는 빈 가슴 빈 마음으로 훠이훠이 날고만 있다
생각지 않아도 기억되지 않는 밤이어도 기약 없이 기다리는 먼 산 너머 그 계절의 끝엔 겨울 친구로 남고 싶은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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