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나무

종이섬 2013. 11. 6. 11:04

 



 







나무 …. 이형기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 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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