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내 나이를 사랑한다……이민영
나도 내 나이를 사랑한다 그때마다 나이도 나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맑은 하늘로 웃어주는 숨가쁜 정열에 무한히 뻗어 오르려는 약동 청순의 첨입속에서 내내 젊어지려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늙지는 않으리라 젊은 사랑을 더욱 젊어지게 사랑하리라 소녀가 된 코스모스처럼 너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색색으로 방글거리리라 세월 앞에서는드높아 세어지리라는 고백 속에서 아직도 숨 쉬게 해주는 이 하늘이 언제나 파랗다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문득 잎새 하나가 다정히 내 무릎에 머물며 가을 하나라고 이야기할 때 내 가을은 사랑을 하듯 그 가을이 청명하여 파랗게 여물면 나의 나이도 그렇게 빛나고 만지면 눈부시게 고운 햇살이 된다 그것들은 진국처럼 그리움이다그래서 내 나이를 사랑한다 삶이 숙명의 희망 앞 되뇌임이라면 한 올의 미려한 바람에서도 꺼질 수 없는 인연이 타오르듯이지금껏 봄이듯 여름이듯 살아 온 내사랑 앞에 인자한 미소를 뿜어내는 나이의 가슴처럼언제나 황홀한 내 나이를 나는 사랑한다그때마다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