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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을을 떠나 보내고....

종이섬 2015. 10. 29. 10:48

  

      험로를 지나온 빗방울들이
      절룩대며 쏟아지는 늦가을



      갈색 레인코트의 그가 흠씬 젖어
      막차를 기다리는 간이역에도

      비 맞은 차단기가 서서히 내린다



      길손 같은 열차가 지날 때마다
      노란 깃발만 흔드는 역무원
      연신 빗물 털어 내던 은사시나무
      속속들이 젖어 슬피 떤다



      화통소리 내 질러도
      기적도 이미 젖은 플렛홈
      정원을 초과한 마지막 상행열차 차창엔
      가을 나그네들의 창백한 눈빛 시리다



      그렇게 가을을 떠나 보내고....

       

      마지막 상행열차 박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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