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기차바퀴

종이섬 2016. 4. 21. 10:20

       


     

    기차바퀴. 최범영

     

    술 마시고 푼수 떨 때 가끔 기차바퀴는 세모 네모일 때도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동그랗다 빡빡 우깁니다


    그리고 기차 바퀴가 세모나 네모이면

    세상의 종말이 올 듯 멱살잡이하는
    사람들도 가끔은 있습니다

    세상은 내가 아무리 짖어도
    아침에는 해가 뜨고
    뜬 해는 내가 못 가게 해도
    저녁 노을을 뿌려놓고 잠자러 가죠

    세상에 태어나 내가 할 일이란
    벗님들의 아린 가슴 쓸어 내려주고
    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


    그 벗님이 네모나든 세모나든
    내겐 아무런 차이가 없답니다
    내가 만난 사람이기에 소중할 뿐이죠


    살아도 살았다 할 것 없는 인생
    살아있음만으로도 아름다운 세상에서
    술 안 취한 이가 기차바퀴는 동그랗다며

    바보바보 해도 내게 기차바퀴는
    늘 동그랗지는 않더군요

    벗님아 그래서 애 잦게 하는 님아

    바보가 바보로 살 수 있는 세상이
    그래서 나는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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