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어느 봄비 내리는 날

종이섬 2016. 5. 3. 11:07

      어느 봄비 내리는 날.. 박해옥

       

      투닥 투닥 온종일 달구 비 내리네
      그 날 해야 할 예기를 참 바보같이 못했었지



      흐려진 창문에
      벌써 몇 번째 그를 썼다 지웠나



      어린 꽃들의 슬픈 눈망울이
      찹찹한 가슴을 마구 흔드네



      마주 볼 수 없다고 사랑이 아니고
      마주 보고 있다고 다 사랑도 아니지
      그래, 사랑은 그리움으로 덮어두는 거야
      추억은 애달픈 연서처럼 품는 거야



      그리움 처렁처렁 세월을 돌리네
      잃어버린 것들이 속속 돌아오네
      비도 가련하고 추억도 가련한
      어느 봄비 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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