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치자 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 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