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세월

종이섬 2011. 10. 27. 12:32






      세월 -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 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 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 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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