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추억에 못을 박는다

종이섬 2012. 9. 11. 12:37



< 추억에 못을 박는다  .. 이정하>




잘 가라, 내 사랑
너를 만날 때부터 나는
네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저문 해가 다시 뜨기까지의
그 침울했던 시간,
그 동안에 나는 못질을 한다.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서둘러
내 가슴에
큰 못 하나를 박았다.

잘 가라, 내 사랑
나는 너를 보내고 햄버거를 먹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돌아 서서
햄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콜라를 마셨다.

잘 가라, 내 사랑
네가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게지.


네가 가고 없을 때 나는 나를 버렸다.
너와 함께 가고 있을 나를 버렸다.

                   x-text/html; charset=UTF-8">.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에서 나는 쓸쓸했다   (0) 2012.09.13
아직 가지 않은 길   (0) 2012.09.13
살다보면  (0) 2012.09.11
애증의 江 건너   (0) 2012.09.07
그리운 저녁   (0) 2012.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