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바다에서 나는 쓸쓸했다

종이섬 2012. 9. 13. 12:16




    바다에서 나는 쓸쓸했다 .. 최옥





     

    바다도 한잔 받지
    떠난다는 건 네게로 돌아오는 것임을
    나 어찌 몰랐으랴

    많은 순간 한눈을 팔며
    깊어가던 네 눈빛쯤은 외면했건만
    미안하구나, 정녕 괴롭고 힘들면
    널 찾아와서...

    서편에 지는 해는 단 한 걸음을 남긴 채
    수평선에 걸려 잠시 머뭇거리고
    내 마음에 걸린 그 사람은 오래도록
    움직일 줄 모르는데

    그대, 이 잔 받고 들으라
    산다는 건 돌아보면 그 곳에
    또 다른 내가 있는 것
    그리움은 벗을수록 두터워지고
    멀리 볼수록 뚜렷해지는 건
    사랑하는 이의 영상...영상...

    그어진 운명의 선을 한번도 넘어오지 않던
    내 연인 같은 바다야 번번이 그 선을
    지우고만 싶은 이 고독은
    언제나 마르지 않는 나의 술잔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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