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종이섬 2012. 11. 6. 11:35

 

-기형도-





 

내 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 앓는 그대
정원에서
그대의 온 밤 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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