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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비 내리고

종이섬 2013. 1. 21. 12:35

 

굵은 비 내리고 장만호

굵은 비 내리고
나는 먼 곳을 생각하다가
내리는 비를 마음으로만 맞다가
칼국수 생각이 났지요


아시죠.. 당신.. 내 어설픈 솜씨를

감자와 호박은 너무 익어 무르고
칼국수는 덜 익어 단단하고
그래서 나는 더욱 오래 끓여야 했습니다


기억하나요? 당신
당신을 향해 마음 끓이던 날
우리가 서로 너무 익었거나 덜 익었던 그때
당신의 안에서 퍼져가던 내 마음

칼국수처럼 굵은 비 내리고
나는 양푼 같은 방 안에서 조용히 퍼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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