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술잔에 내리는 고독

종이섬 2012. 9. 17. 12:29

       

      술잔에 내리는 고독





      술잔에 비치는 내 모습에서

      첨첨한 사연들이 살그래 추억으로 내려 앉는 밤

      허무로 오는 그림자만이 백열등 불빛에 젖어 여울로 내린다

       

      지난날 흔적들이 실타래처럼 뒤엉킨 고독의 밭에서

      나라는 존재는 언제까지 갈망의 술잔을 마실 것인가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와 잡초에 눕는 게 내 삶의 끝인데

      아직은 술잔에 적셔야 할 추억이 남아 있다면 몰라도

      잘못 만들어진 추억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을 원망하는 눈물을 이제는 뿌리지 않으련다

      술잔에 내리는 고독을 마시며

       

       

       




           To treno fevgi stis okto-Haris Alexiou (Gree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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