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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물들어 갑니다

종이섬 2012. 9. 19. 12:22







가을이 물들어 갑니다




작은 바람에 솔솔 떨어져 내리는
프라타너스의 커다란 잎속에 가을이 물들어 갑니다
언제까지 청춘을 간직할 줄 알았건만
오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한들 한들 바람에 나부끼는 코스모스의 가녀린 춤사위에
가을이 물들어 갑니다


망울망울 부풀기만 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파란 하늘가에 피어나는 고운 꿈들
그렇게 가을은 물들어 가는 것인가 봅니다

작은 화분에 담겨진 은행나무의 잎사귀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 오는가 봅니다


언제나 푸른빛으로 여름을 담고
하늘아래 자랑스런 모습으로 하늘거리던 잎들이
하나 둘 나도 모르는 사이 가을이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내게도 서서히 가을이 물들어 오고 있나 봅니다
짧은 소매의 옷사이로 나온 하얀 팔위에
오돌도돌 돋아난 소름처럼 내게도 어느새 부터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느끼지 못하는 사이 가을을 만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가을은 은행잎을 물들이고 코스모스의 꽃망울을 터뜨리고
프라타너스의 잎을 떨구며  내게로 오고 있었나 봅니다


가을 가을 가을
난 이 가을을 무척이나 사랑하고픕니다
짝사랑이어도 외사랑이어도 혼자만의 사랑이어도...
가을을 사랑하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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