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계절 마다 청산에 눕는다

종이섬 2013. 1. 7. 12:13



계절 마다 청산에 눕는다유성순

 

계절 마다 청산에 눕는다.
천 만 가지 풀 위에 끝없는 계절이 눕는다.

. 여름. 가을. 바람 불어 손 끝에 잡히는
사랑도 계절 따라 청산에 눕는다.

겨울은 제철을 만나 동서 사방 망아지처럼
풀 위에 홀로 어슬렁거리지만

풀 위에 쓰려진 계절 찾아
손 끝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아도
찬서리 무성하고 찬바람만 쌩하니 지나가네.

청산에 보이는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하며 찾았지만
뜬구름 왔다가 사라진 그 자리
사랑도 계절 따라 풀 위에 잠이 들고
. 여름. 가을 청산에 눕고 말았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좀 쉬세요   (0) 2013.01.14
풍경 있는 풍경   (0) 2013.01.10
두고 떠나는 연습   (0) 2012.12.31
겨울나무   (0) 2012.12.31
망각을 기다리며   (0) 201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