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마다 청산에 눕는다… 유성순
계절 마다 청산에 눕는다. 천 만 가지 풀 위에 끝없는 계절이 눕는다.
봄. 여름. 가을. 바람 불어 손 끝에 잡히는 사랑도 계절 따라 청산에 눕는다.
겨울은 제철을 만나 동서 사방 망아지처럼 풀 위에 홀로 어슬렁거리지만
풀 위에 쓰려진 계절 찾아 손 끝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아도 찬서리 무성하고 찬바람만 쌩하니 지나가네.
청산에 보이는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하며 찾았지만 뜬구름 왔다가 사라진 그 자리 사랑도 계절 따라 풀 위에 잠이 들고 봄. 여름. 가을 청산에 눕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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