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겨울나무

종이섬 2012. 12. 31. 14:53


겨울나무 장석주

잠시 들렀다 가는 길입니다
외롭고 지친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빈 벌판


빨리 지는 겨울 저녁 해거름 속에
말없이 서있는 흠없는 혼 하나


당분간 폐업합니다

이 들끓는 영혼을 잎사귀를 떼어버릴 때
마음도 떼어버리고 문패도 내렸습니다


그림자 하나 길게 끄을고
깡마른 체구로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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