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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세요

종이섬 2013. 1. 14. 12:04






 

좀 쉬세요 백창우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들지요
뭐 좀 해보려고 해도 잘 되질 않고

자꾸 마음만 상하지요


모두 일 다 미뤄두고 여기 와서 좀 쉬세요
읽고 싶던 책도 맘껏 읽고 듣고 싶던 음악도 맘 것 듣고
어둑해지면 나랑 같이 술이나 한잔해요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고
전화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고
여긴 없는 게 많아서 그런대로 지낼 만 할 거에요


아무 때나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 하나만 해도
쉬는 값은 하지 않겠어요


좀 쉬세요, 그러다 고장 나요
한 두 해 살다 그만 둘 게 아니라면
이따금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숨을 좀 돌릴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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