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어느 날의 자화상

종이섬 2013. 4. 8. 11:31

 

 

어느 날의 자화상 .. 이인혁

 

 

하늘과 맞닿은 그리움 하나로 살기로 했네.


어쩌다 사람들이 그립겠지.
한 번씩 만나고 헤어지는 이들도 그립고


밉상으로 굴었던 허물투성이도 그립고
도와달라고 하면 항상 뒤로 물러나 앉는
그런 인간도 때로는 보고 싶을 때가 있겠지.



그럴 때면 도시 한복판에 나가
하루 종일 오가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

철학처럼 깨닫고 돌아와야지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리움을 느끼고
그 그리움에 흔들리며 가는 세상에서
찬란한 혼돈을 끊임없이 꿈꾸며

 

가슴속에 살고 있는 희망으로
슬픔까지도,

외로움까지도 나름대로 아름답게

하늘과 맞닿은 그리움 하나로 살기로 했네.


흔들어 보아도 사랑으로 돌아오지 못할

그리움의 뒤안길을 서성이며


가끔은 잊고 사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하루 종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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