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운 이 그리워

종이섬 2013. 4. 29. 11:42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 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 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 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 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 보는 완행 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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