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맞으며 -서정윤
소리가
키 작은 소리가 밀리어가다가
어둠이 불어 오는 보릿단 위에 엉기어 있다.
비가 내린다
습기 찬 내 생활의 구석 자리에
눈물의 홀씨들이 모여 저들끼리의 사랑과
고통의 거미줄을 짜고 무엇으로든 비가 내린다.
어느새 우리는 우리들의 있던 곳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왔다.
그 먼 길을 소리로서 되돌아가는
푸른 색의 정물화단에 목의 힘으로 하늘을 들어야 하는
키 작은 보리들의 낙서
내 손에 들려 있는 무거운 하늘이 흔들리고
바람은 또 이렇게 불어 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