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날의 고독 -조성심
잎이 무지스럽게 푸르른 날엔 터지려는 고독 속에 고개를 파묻어 보오.
누군가 붙잡고 싶더라도 그냥 혼자서 온전히 견뎌 보오.
초록의 정념은 그대의 몸 속을 돌고 돌며 그대를 떠나지 않는 삶의 칙칙한 찌꺼기까지 헹구어 내고 어느덧 그대를 푸른 늪 속에 편안히 재워줄 것이오.
머릿속을 텅 비워 보오. 그럴수록 가슴은 부드러워질 것이오.
세상에 대한 미련만큼 그대를 괴롭히는 것이 없다는 알면서도 다치고 아파하는 그대에게 고독은 피할 수 없는 아픈 통과의례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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