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눈을 간직한 하늘을 말없이 올려다 본다
잿빛 수채화 같은 날 뜻 모를 우울도
왠지 감사함으로 채색 되어 지고
살아 가면서
자꾸 뒤 돌아 보게 되는 어설픈 이유는
아직도 쉼표로 맺지 못한 그리움 때문이겠지요
그대 문득 응시한 눈가에 맺힌 이슬이
아직 다 하지 못한 오목 가슴에 불씨던가요
오늘처럼 흐린 날에 쓰는 편지는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아 좋습니다
어떤 인생이든 비는 내리고
때론 슬픔의 비가 뿌리까지 젖어 들고
다시 눈 뜨는 아침에 찬연히 맞는 햇살처럼
그렇게 다시 또 살아지는 나날들
그대 사랑해도 된다면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황순정… 흐린 날에 쓰는 연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