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인생…

종이섬 2013. 5. 29. 11:35


 


숲 길은 울창한 숲에 덮여 보이지 않다가도
낙엽 지고 앙상한 가을 지나
흰 백설 소담한 때, 길은 보인다네.
지하 통로를 따라간 숨은 길마저 훤히 보인다네.

물 깊어 시퍼런 채색된 물밑도 보이지 않다가도
해마다 가뭄 들면 물 빠지고 웅덩이 곳곳 뒹굴며
늪이 형성된 길이 보인다네
얇고 맑은 물의 길처럼 훤히 보인다네.

사람은 죽어 숲이 아니면서 숲이고
물이 아니면서 물인데
암흑 같이 길은 전혀 보이지 않네.
어차피 살아가는 동안엔 활짝 열고 살아야 하건만

야산 중턱의 으름도 무르익으면
작지만 모든 속보여 주는데
하물며 들판의 이름없는 들꽃도
때 되면 모든 가슴 풀어헤쳐 보는데

땀 뻘뻘 흘리며 안개 낀 길에 화선지를 붙이고
질퍽한 거리의 색을 화이트로 지우며
험난한 인생길에 빛 줄기 뽑아 이어 긋는 길
그래도 투명하지 않은 길

 

인생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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