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종이섬 2013. 3. 15. 11:10

               


  … 고은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 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 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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