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엽서…오세철
가만하게 널 생각 하는 건
눈을 감아서도 느낄 수 있는 건
나보다 더 너그러운 사랑을 지닌 까닭에
내가 아직 못다 준 사랑만 기억 하고 있는
이유일게다.
믿을 수 없을 만치 큰 사랑아...
먼 하늘에서 내려와 떨어지는
빗방울 자리에서도 너의 진한 사랑이 느껴진다.
연두 빛 6월 엽서에
들꽃 바람을 안은 햇살이 지나가고
가슴에 대못을 치던 너의 언어들이
편집된 영화의 장면처럼
쓰일모 없이 잘려져 내린다.
한 잔 한 잔 부어 내린 너라는 술 잔
이제는 싱싱한 고기떼가 노니는
사랑의 강물로 흐르면 좋겠다.
난 파랗게 쏟아져 내리는 6월의 하늘이고 싶다.
내가 나를 알아 간다는 것이
무척이나 무서운 병인 줄 알면서도
다시 확인하여 속으로만 촛불로 타고 싶은
미치도록 온 몸을 사르고 싶은
마음을 동여매는 연습을 한다.
가슴의 화분 위에
사랑의 꽃은 피었다 지고 다시 피고
얼굴이 터질 만큼 웃어주는 나의 사랑의 꽃
다시 6월 엽서에 그리운 빛깔 되어
고스란히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