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머물다 가는 자리

종이섬 2013. 6. 20. 11:30

                   

 

 
                            <머물다 가는 자리 안갑선>





      인생의 아담한 집 한 채 짓는데
      누가 벽돌 하나 되어 주겠소


      많은 사람의 사연 쌓여가는 벽에
      그들이 당신의 사연 쌓아 놓기도 했는데


      우연히 지나치는 길 있으면 잠시 들리시어
      울긋불긋 정겨움 다시 쌓아 놓고 가시구려


      평생 가득 쌓아도 낮아지는 집이니
      석가래 덮기 전 그중에 당신이
      나의 자리에 머물다 갔으면 좋겠소


      걸쭉한 막걸리 좋아하시면
      잔 부딪히며 손때 묻은 벽돌 한 장
      서로의 벽에 올리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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